북한 도발위협 고조에 靑 “북핵 대응이 최우선 과제…비상사태로 인식”
박근혜 대통령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인 10일 전후로 6차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의 중대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징후가 포착돼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국정의 최우선 과제는 북핵 위기에 대한 대응”이라면서 “지금이 비상사태라는 인식 하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언제든지 미사일을 쏘거나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주말 내내 북한의 핵실험장과 미사일 발사장 등에서 감지되는 각종 움직임은 물론 북한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동향 등에 관해 수시 보고를 받으면서 대책 마련에 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핵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으로부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의 회동 결과와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결의 관련 동향을 중점적으로 보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와 더불어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오히려 체제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를 반복하면서 중간 간부와 일반 주민들의 이탈을 촉구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김정은 정권을 압박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이 소위 핵·경제 병진 노선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국제적 고립과 경제난은 날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며 체제 균열과 내부 동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북한 주민 여러분들이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한 게 대표적이다.
박 대통령은 5일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에서도 “앞으로도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맞서 안보를 더욱 튼튼히 해 나가면서 동시에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에 광적으로 집착할수록 결국 자멸에 이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박 대통령은 오는 11일 국무회의에서도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복수의 참모들이 전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는 박 대통령이 최근 야당의 집중 타깃이 된 미르·K스포츠재단, 최순실씨와 차은택 CF 감독 의혹에 대해 직접 언급할지도 주목된다.
야당이 국정감사 시즌을 맞아 해당 의혹을 청와대와 연결해 권력형 비리로 부각하는 데 주력하는 정국 상황을 완전히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 4∼6일 갤럽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29%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 국정의 최우선 과제가 북핵을 비롯한 안보문제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야당의 정치공세를 직접 해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관측이 좀 더 우세하다.
한 참모는 “아니라고 하는데도 정치권에서 근거도 없이 시중에서 떠도는 루머 수준의 의혹을 자꾸 제기하는 경향이 심해지는 것 같다”고 우려하면서도 “안보가 우선 과제라는 점에서 대통령께서 직접 의혹에 관해 입장을 밝히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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