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척하면 척’이라는 최경환 금리 발언에 이주열 총재 “발언 자제해야” 불편한 심기

[2014 국정감사] ‘척하면 척’이라는 최경환 금리 발언에 이주열 총재 “발언 자제해야” 불편한 심기

입력 2014-10-08 00:00
업데이트 2014-10-08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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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위, 韓銀 독립성 중점 거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 “3% 중반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7월 전망 때 올해 성장률을 3% 후반(3.8%)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수정 전망 발표 때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0.1~0.2% 포인트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는 7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점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근의 엔화가치 약세(엔저)에 대해서는 “엔저를 주의깊게 보고 있지만 금리로 대응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기존 태도를 고수했다. 성장률 하향 조정은 이달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키우지만 엔저 대응 수단으로서의 금리 인하에 대한 총재의 부정적인 발언은 그 가능성을 낮춘다.

이날 국감에서는 한은의 독립성 훼손 논란이 중점 거론됐다. 특히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호주에서 가진 이 총재와의 ‘와인 회동’을 전하며 “금리의 금자도 꺼내지 않았지만 척하면 척”이라고 한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총재가 와인을 마시면서 한은의 독립성도 함께 들이마셔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금리와 관련된 얘기는 일절 없었다”면서 “(최 부총리가) 어떤 의미에서 척이면 척이라고 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 총재는 “(최 부총리 등) 시장에 영향을 주는 사람은 금리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홍 의원은 지난 7월과 9월 기준금리 동결 때 유일하게 인하를 주장한 정해방 금융통화위원이 자신을 금통위원으로 추천한 기재부의 입장을 대변한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23개월째 목표 범위(2.5~3.5%)를 이탈한 물가안정목표제와 번번이 빗나가는 한은의 경제전망 능력도 난타당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한은의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2.8%로 실제치(1.9%)와 0.9% 포인트나 차이 나 국내 주요 전망기관 6곳 가운데 가장 부정확했다”고 비판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2014-10-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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