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번복 있을 수 없다’ 정부 입장 전달위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싼 우리 외교 최일선 현장의 지휘관인 김장수 주중대사의 8일 행보가 외교가의 시선을 끌었다.김 대사는 이날 당초 예정됐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 방중단 6명과의 면담 대신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전격적으로 만났다.
김 대사가 우 대표를 만난 것은 처음은 아니지만, 시기적으로 사드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 6명이 중국에 도착한 첫날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대사는 우 대표에게 사드 배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면서 사드 배치 번복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확고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김 대사가 우 대표를 만난 것은 야당 의원들의 방중이 자칫 중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부 차원에서 중국에 “사드에 대한 양보는 없다”는 일관되고 단호한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소식통은 야당 의원들이 베이징대 교수 등과의 좌담회에서 전한 메시지가 자칫 한국의 공식 입장인 것처럼 중국 측에 비칠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며 야당 의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중국 정부가 헷갈리지 말라는 의미가 있을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김 대사가 우 대표를 면담한 것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북한의 도발에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중국 측을 향해 한·중 간 대북 공조의 필요성을 강하게 촉구하려는 메시지가 담겼다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사드에 대한 중국의 반발과 관영 매체의 비판이 도를 넘었다는 판단 속에 한·중 관계의 큰 틀에서 이를 자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대표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드에 대한 중국의 단호한 반대 입장은 재확인하면서도 큰 틀에서 한·중 관계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데에는 뜻을 같이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