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국민 위해선 어떤 비난도…” 후퇴 없는 안보 못박아

朴대통령 “국민 위해선 어떤 비난도…” 후퇴 없는 안보 못박아

김상연 기자
김상연 기자
입력 2016-08-09 00:54
수정 2016-08-09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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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訪中’ 강력 비판 함의

정자세 한 채 차분한 톤으로 발음… “초당적 안보 협력이 정치의 책무”
中 ‘국론분열’ 노림수 우려한 듯… 보수·지지층 결집시키는 효과도

언성을 높이지도, 손 제스처를 취하지도, 책상을 내려치지도 않았다. 정자세를 한 채 차분한 톤으로 또박또박 발음했다. 그 언급은 이랬다. “저는 매일같이 거친 항의와 비난을 받고 있지만 저를 대통령으로 선택해 준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비난도 달게 받을 각오가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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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선제적인 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왼쪽은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우병우 민정수석, 오른쪽은 김재원 정무수석.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선제적인 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왼쪽은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우병우 민정수석, 오른쪽은 김재원 정무수석.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에 관해 내놓은 이 말은 이례적인 느낌을 준다. 본인 스스로 거친 비난을 받고 있다고 인정한 점, 그리고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다고 한 점 등은 대통령들이 평소 쓰는 어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이 아무리 겁박해도, 한국 내 반대파가 아무리 비판을 가해도 사드 배치라는 안보 사안에 관한 한 결코 후퇴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의식 차원으로 연결시켰다고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청와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행을 강행한 일부 야당 의원들에 대해 정치인으로서의 소명의식을 잣대로 비판했다. 그 언급은 이랬다. “아무리 국내 정치적으로 정부에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국가 안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내부 분열을 가중시키지 않고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국민을 대신해서 권한을 위임받은 정치의 기본적인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이 발언에는 ‘국내에서는 서로 치고받고 싸우더라도 외국의 공격이 들어올 때는 정파를 막론하고 합심해야 한다’는 인식과 함께 이번 방중이 한국 내 국론 분열이라는 중국의 노림수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야당에 대한 강공을 통해 보수층과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는 정치공학적 관측도 나온다.

다만 박 대통령은 전날 김성우 홍보수석이 중국 관영매체 등을 비판한 것과 달리 이날 중국을 향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대통령으로서 국가 간 공방전에 직접 나서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 데다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해석된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2016-08-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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