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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산 직격탄’ 산단은 잔류량 조사도 안했다

‘불산 직격탄’ 산단은 잔류량 조사도 안했다

입력 2012-10-12 00:00
업데이트 2012-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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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학원, 부실 측정 논란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화학공장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사고 현장 인근 산단 지역이 대기 중의 불산 잔류량 정밀 측정<서울신문 2012년 10월 9일자 9면> 대상지역에서 사실상 제외돼 부실 측정 논란과 함께 기업체 근로자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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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한국환경회의 주최로 열린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건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항의의 표시로 마스크를 쓴 채 환경부를 규탄하는 손팻말을 펼쳐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한국환경회의 주최로 열린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건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항의의 표시로 마스크를 쓴 채 환경부를 규탄하는 손팻말을 펼쳐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 “일정간격별 시료 검사해야”

11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정밀측정기를 동원해 불산 누출 2차 피해 4개 지역 10곳에 대한 대기 잔류량 측정 및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측정지점은 사고 지점에서 가깝게는 70m, 멀게는 2.5㎞까지로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마을회관과 임천리, 인덕리 상동초교, 인덕리 경운대학교 생활관, 옥계동 아파트 일대 등이다. 12일까지 3차례에 걸쳐 이들 지역에서 24시간 공기를 포집해 정밀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환경과학원 지난 10일부터 1차로 채취한 시료 30여개에 대한 분석 작업에 들어갔으며, 결과는 12일쯤 나올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불산 대기 잔류량 검사가 휴브글로벌 인근 산단 지역에 대해서는 거의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산단 내 측정지점은 휴브글로벌과 70여m 거리인 ㈜DPM테크 1곳이 유일하다. 과학원은 1차로 이 지점에서 채취한 시료 3개에 대한 분석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산단 내 시료 채취 지점 및 시료량은 전체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휴브글로벌로부터 반경 2.5㎞ 내에 있는 산단 4단지에는 입주 기업체 394개, 근로자 1만 600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산단은 이번 사고로 이날 오전 기준 근로자 5명이 사망한 것을 비롯해 입원 치료 3명, 검진 및 치료 4200여명, 77개 업체가 건물 파손 등의 피해액 177억 1000만원을 신고했다.

이 때문에 산단 근로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근로자들은 “사고 이후 하루하루 불안에 떨면서 출근해 일을 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당국은 불산 누출 사고 직격탄을 맞은 산단을 배제한 채 불산 잔류량을 측정해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당장 산단 전 지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근로자 이모(51·구미시 해평면)씨는 “사고 직후 불산 농도 간이검사로 문제를 키운 국립환경과학원이 문제를 더 크게 키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환경부 “피해 주민 요구따라 조사”

순천향대 박정임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국립환경과학원이 사고 10여일이 지나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불산 잔류량 검사를 하면서 그마저도 산단 대부분의 지역을 빼놓고 검사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기본적으로 사고지점을 중심으로 사방 일정한 간격을 정해 시료를 채취해 검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및 구미시 관계자는 “이번 불산 잔류량 정밀 검사는 피해 주민들의 요구와 오염이 우려되는 지역을 협의 선정해 이뤄지고 있다.“면서 “검사에서 불산이 검출될 경우 추가 조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해명했다.

구미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2012-10-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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