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축사노예’ 농장주 부부 소환…학대 여부 집중조사

경찰, ‘축사노예’ 농장주 부부 소환…학대 여부 집중조사

입력 2016-07-22 09:41
업데이트 2016-07-22 09:4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피의자 신분 전환…장애인복지법 등 혐의로 입건 방침

지적장애인 ‘만득이’ 고모(47)씨를 19년간 강제노역시킨 가해자 김모(68)씨 부부가 22일 소환돼 경찰 조사를 받는다.

경찰은 고씨가 김씨 부부 농장에 오게 된 과정과 고씨의 무임금 노동, 학대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김씨 부부에게 매를 맞았다고 진술한 고씨의 피해 조사 결과를 토대로 가혹 행위가 있었는지도 확인한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 청원경찰서는 “오늘 오후 김씨 부부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것”이라며 “고씨와 관련해 제기됐던 여러 의혹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 부부에 대한 가해자 조사는 경찰이 이 사건 본격 수사에 나선 지 8일 만이다.

경찰은 사회적 이슈가 된 이 사건 수사를 서둘렀으나 고씨가 낯선 환경에 심리적 불안감을 보이고, 언어 구사력이 떨어져 속도를 내지 못했다.

경찰은 고씨와 마을 주민 진술, 축사 폐쇄회로(CC)TV 영상물을 분석해 확보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날 조사에서 김씨 부부의 혐의를 확인할 계획이다.

피해자 고씨는 2차례 경찰 조사에서 이 부부에게 매를 맞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일관되게 해왔다.

경찰은 이날 우선 김씨 부인 오모(62)씨를 먼저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고씨가 오씨에게 맞았다고 진술하고, 김씨보다 오씨에 대한 거부감이 더 크다는 점에서 학대가 실제로 있었다면 오씨가 주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찰은 자신의 신분을 잊고 19년 동안 김씨 농장에서 강제노역한 고씨에 대해 김씨 부부가 타인 명의로 병원 진료를 받게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 부분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미 고씨가 김씨 축사에서 일하던 중 농기계를 다루다 다쳐 10㎝가량 봉합한 수술을 2005년 1월, 청주의료원에서 타인 명의로 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와 유사한 사례가 더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건강보험관리공단 등에 고씨 진료 기록을 요청하는 한편 오창과 병천 등 의료기관을 상대로 고씨가 진료했는지 조사 중이다.

경찰은 김씨 부부 조사가 끝나는 대로 우선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할 방침이다.

김씨 부부는 변호사를 선임, 경찰 조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씨는 19년 전인 1997년 천안 양돈농장에서 일하다 행방불명된 뒤 소 중개인의 손에 이끌려 김씨의 농장(청주 오창)에 와 축사 창고에 딸린 쪽방에서 생활하며 소 축사를 관리하는 강제노역을 했다.

그는 지난 1일 밤 축사를 뛰쳐나왔다가 경찰에 발견돼 가족 품에 돌아갔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