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프리카계 공동체도 에볼라 비상

미국 아프리카계 공동체도 에볼라 비상

입력 2014-10-16 00:00
업데이트 2014-10-1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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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 등과 함께 고국 친구·친인척 경계심도

토가 존슨은 지난달 차를 태워달라는 친구의 요청을 거절했다.

그 친구가 최근 에볼라가 창궐한 라이베리아를 다녀왔기에 접촉을 피한 것이다.

존슨은 딸이나 손주라도 태워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서부 아프리카 지역의 에볼라 확산에 미국에 사는 서부 아프리카 출신 주민 공동체도 비상이 걸렸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뉴욕,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등 서부 아프리카계 주민 공동체는 모여서 기도하고 돈을 모으고 의료 기자재와 약품 등을 사들이는 등 분주하다.

하지만 고국에서 친인척이나 친구가 에볼라 바이러스를 옮겨올까 봐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감추지 못한다.

손님을 환대하는 오랜 전통과 감염에 대한 공포 사이에 갈팡질팡하는 형국이다.

고국에서 에볼라가 옮겨올지 모른다는 공포는 토머스 에릭 던컨이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뒤 미국으로 와 숨지고, 던컨을 보살핀 간호사도 에볼라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나자 더 커졌다.

로드아일랜드주 라이베리아 공동체 연합회는 아파트를 세내서 라이베리아에서 오는 사람을 임시로 머물게 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돈을 모으고 있다.

로드아일랜드주 주도 프로비던스에만 라이베리아인이 1만5천명이 거주한다.

한 주민은 라이베리아에서 친인척이 찾아오면 집에 들이기는 하겠지만 그릇은 따로 쓰겠다고 말했다.

이곳 라이베리아인 공동체 지도자 대니얼 굴드는 “모든 라이베리아 동포를 아끼고 사랑한다”면서도 “하지만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에볼라 감염 징후가 없다면 굳이 서부 아프리카 지역을 다녀왔다고 해서 격리할 필요는 없다고 했지만 라이베리아인 공동체의 우려는 이해할 만하다고 로드아일랜드주 보건국장 마이클 파인 박사는 설명했다.

미국에서 라이베리아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미네소타주 아프리카계 공동체는 에볼라 대응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미네소타주에는 라이베리아인이 3만명에서 3만5천명이 살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에볼라 바로 알기 운동을 펼치는 등 에볼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압둘라 키아탐바 위원장은 “에볼라 감염 확산은 우리가 걱정하는 최악의 사태”라고 말했다.

서부 아프리카계 주민을 보는 주변 미국인의 눈길이 심상찮아 진 것도 이들의 고민이다.

학교에서 라이베리아계 학생들이 따돌림을 받는 일이 생기자 공동체 지도자들은 미네소타주 지역 교육위원회를 찾아가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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