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에볼라 막지 못하면 서아프리카 대규모 식량위기”

유엔 “에볼라 막지 못하면 서아프리카 대규모 식량위기”

입력 2014-10-16 00:00
업데이트 2014-10-1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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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창궐하고 있는 에볼라로 주민이동이 제한되면서 경작지가 방치되고 현지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유엔은 에볼라 확산을 막지 못하면 수개월 내 서아프리카에서 대규모 식량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유엔 산하 기관들과 비정부기구(NGO)들은 ‘세계 식량의 날’을 하루 앞둔 15일(현지시간) 에볼라로 인한 기아사태를 막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데니스 브라운 세계식량계획(WFP) 서아프리카 담당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상황이 개선되기보다는 악화할 것이라는 조짐이 있다면서 “가장 외진 지역에 있는 작은 마을들에까지 손길을 뻗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기니 등 3개국 주민 130만명에 대한 식량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혀온 WFP의 북미지역사무소의 베티나 루셔 대변인은 WFP가 지금까지 53만여명에게 식량을 제공했으며 이 숫자가 이달 중 60만∼70만명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WFP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첫 현지 조사 결과 시에라리온에서 가장 많은 에볼라 감염이 발생한 카일라훈과 케네마 지역 주민들이 다른 지역들에 비해 식구들을 먹여살리는데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들 지역 주민의 80%가 보다 저렴한 식료품을 먹으며 식사량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유엔 국제농업개발기금(IFAD)의 카나요 은완제 총재도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피해가 가장 심한 지역의 경작지 가운데 40% 가까이가 방치되고 있으며 세네갈 등지에서는 에볼라로 상업활동이 중단되면서 이미 식량 부족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현지 시장의 거래 규모가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동하는 비정부 구호단체인 ‘기아 대처 행동’(Action Against Hunger)의 안드레아 탐부리니 대표도 에볼라로 인한 주민 이동 제한 때문에 인력이 부족해지고 식량가가 급등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서 주된 식용작물인 카사바의 가격이 지난 8월 첫 주에만 150% 가까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도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피해가 가장 심한 로파 지역의 경우 지난 7월에만 식품 등의 가격이 30%에서 70%가 올랐다고 말했다.

유엔 산하 기근조기경보시스템네트워크(FEWS NET)도 지난 10일 보고서를 통해 내년 1월까지 에볼라 감염 건수가 20만∼25만 건에 도달할 경우 서아프리카 3개국 국민 가운데 많은 수가 식량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식량 확보가 불안정한 주민 수가 현재 예상보다 2∼3배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긴급식량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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