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60대 어부, 12일간 ‘바다와 사투’ 끝 구조

미 60대 어부, 12일간 ‘바다와 사투’ 끝 구조

입력 2014-12-12 00:00
업데이트 2014-12-12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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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판 노인과 바다’…물고기 잡아 연명

미국의 60대 어부가 12일 동안 바다에서 표류하다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하와이 어부인 론 잉그러햄(67)은 지난달 27일 추수감사절에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몰로카이섬에서 자신의 어선 ‘말리아’를 타고 고기잡이에 나섰다.

하지만, 바닷 날씨가 갑자기 바뀌면서 큰 파도가 어선을 덮쳐 돛대가 부서지고 배에 물이 차올랐다. 이에 잉그러햄은 조난신호를 보냈지만,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

실제로 그의 조난신호를 듣고 출동한 하와이 해안순찰대는 나흘간 1만2천 제곱마일 넓이의 수색지역을 샅샅이 훑었으나 잉그러햄을 찾지 못했다. 결국, 해안순찰대는 12월1일 잉그러햄의 수색을 포기했다.

무선기마저 고장 나 더 이상 조난신호를 보낼 수 없게 되자, 잉그러햄은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바탕으로 바다와의 사투에 들어갔다.

그는 파도에 휩쓸리지 않도록 밧줄로 어선과 자신의 몸을 묶은 뒤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바다에서 혼자 연명해갔다.

잉그러햄은 지난 9일 고장 난 무선기를 수리했고, ‘메이데이’(Mayday·해상에서 조난신호)를 보냈다. 또다시 응답이 없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그는 다시 한번 조난신호를 보냈고, 때마침 인근 해역을 지나던 미국 해군 구축함 폴 해밀턴호가 그의 조난신호를 접수하면서 구조됐다.

구조 당시 그는 호놀룰루섬 남쪽 64마일(103㎞) 떨어진 해상 지역에서 표류하던 중이었다. 잉그러햄은 다소 지치고 탈수 증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건강한 상태였다고 한다.

그는 “나는 베테랑 어부다. 당연히 물고기를 잡아먹었다”면서 “하지만 일식당의 스시처럼 맛있지는 않았다”고 농담까지 하는 여유를 보였다.

미주리에 거주하는 그의 아들 자카리 잉그러햄은 “아버지는 터프하고 강인한 분으로 살아계실 줄 알았다”면서 “집 벽에 걸린 아버지 사진은 영화 람보의 모습 그대로”라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에게 고기잡이는 생계수단이자 인생 그 자체”라며 “아마도 아버지는 조만간 또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가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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