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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슈퍼화요일] 힐러리·트럼프, 사실상 대세 굳혔다

[미니 슈퍼화요일] 힐러리·트럼프, 사실상 대세 굳혔다

입력 2016-03-16 14:04
업데이트 2016-03-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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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플로리다·오하이오 ‘쌍끌이’…샌더스 발 이변은 없었다

미국 대선 경선판이 반환점을 돌면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사실상 ‘대세’가 잡혔다.

15일(현지시간)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민주·공화 양당의 선두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압도적 승리를 거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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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니 슈퍼화요일’ 결전의 주요 승부처로 꼽히는 플로리다 주 경선의 초반개표 결과,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사진 가운데) 전 국무장관이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가 각각 크게 앞서가고 있다. 이날 오후 7시10분 7%의 개표가 이뤄진 민주당의 경우, 클린턴 전 장관의 득표율은 57.3%에 달한 반면,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40.4%에 그쳤다. AP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미니 슈퍼화요일’ 결전의 주요 승부처로 꼽히는 플로리다 주 경선의 초반개표 결과,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사진 가운데) 전 국무장관이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가 각각 크게 앞서가고 있다.
이날 오후 7시10분 7%의 개표가 이뤄진 민주당의 경우, 클린턴 전 장관의 득표율은 57.3%에 달한 반면,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40.4%에 그쳤다.
AP 연합뉴스
클린턴은 전체 5개 경선 주 가운데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일리노이 주에서 승리하면서 다시 점화되는 듯하던 ‘샌더스 돌풍’을 잠재웠다. 초경합주인 미주리에서도 99%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클린턴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트럼프는 오하이오에서만 패하고,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일리노이, 노던 마리아나에서 대승을 거둬 2위인 테드 크루즈의 추격을 따돌렸다. 미주리에서도 99%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트럼프가 크루즈와 초박빙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주자는 각기 전체 대의원의 과반수를 뜻하는 ‘매직넘버’에 더 근접하면서 대선 후보 지명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

물론 앞으로의 경선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이변’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클린턴과 트럼프가 이번 경선을 거치며 사실상 대세를 굳혔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다만, 공화당 내에서는 주류를 중심으로 트럼프의 본선행을 막으려는 ‘중재 전당대회’ 시나리오가 또다시 부상하고 있어 아직 본선 대진표가 ‘힐러리 vs.트럼프’의 맞대결 구도로 정리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힐러리 ‘대세 굳히기’…이변은 없었다 = 이번 경선은 ‘힐러리 대세론’을 확정 짓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러스트 벨트’(쇠락한 중북부의 공업지대)에서 버니 샌더스가 클린턴을 꺾는 ‘이변’을 연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던 예상은 빗나갔다.

클린턴은 미국 제조업의 전통적 중추인 오하이오와 일리노이에서 무난히 샌더스를 꺾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反) 자유무역 정서를 자극하며 지난 8일 미시간 주 경선에서 이변을 일으켰던 샌더스의 전략은 이번에 통하지 않았다.

샌더스의 비현실적인 보호무역 강화론보다는 국정경험을 바탕으로 본선경쟁력을 강조한 클린턴의 메시지가 더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 두 곳은 본선의 표심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풍향계 지역구라는 점도 의미를 크게 둘 수 있는 대목이다.

클린턴으로서는 ‘남부’ 플로리다에서 승리한 것도 의미가 자못 크다. 플로리다는 그 자체로 246명의 대의원이 걸린 대형주로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기도 하려니와, 앞으로 승패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히스패닉계 표심을 대변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이곳에서 히스패닉계와 함께 강력한 지지기반인 흑인 유권자들의 전폭적 지지를 얻었다.

클린턴은 이번 경선을 거치며 대의원 1천588명(슈퍼대의원 포함)을 확보해 매직넘버인 2천383명의 67%를 차지했다. 이는 샌더스(704명)의 두배 이상이다.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애리조나와 아이다호, 유타, 워싱턴주 경선을 거치며 매직넘버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 3파전 구도로…트럼프 대세론속 ‘중재 전당대회’ 변수 = 공화당 진영에서는 선두 주자인 트럼프가 확실히 승부에 ‘종지부’를 찍는 데 실패했다.

‘승자독식제’가 처음으로 적용되는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두 곳 가운데 플로리다 주 한 곳에서만 승리한 것이다. 최하위였던 주류 후보인 케이식이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오하이오를 거머쥐었다.

특히 케이식의 오하이오 승리는 전체 경선에서 갖는 의미가 매우 커 보인다. 트럼프가 독주하는 흐름에 일정한 제동을 걸면서 주류 후보군을 확실히 ‘교통정리’하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케이식은 트럼프의 본선행을 막으려는 당 주류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있는 후보라는 점에서 반(反) 트럼프 전선의 ‘교두보’를 확보한 측면이 있다. 특히 오하이오는 대표적인 본선의 풍향계로 꼽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뿐만 아니라 ‘안방’인 플로리다에서 패배한 루비오가 경선 중단을 선언하면서 케이식은 주류 대표 주자로서 발돋움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를 잡게 됐다.

이에 따라 경선판도는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 케이식의 3파전 구도로 정리됐다.

그러나 엄밀히 판세를 들여다보면 사실상 트럼프의 대세가 굳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 60%에 가까운 대의원 수가 확정된 상황에서 트럼프는 매직넘버인 1천237명의 52%인 639명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크루즈(400명 추산)와 케이식(139명 추산)이 큰 격차의 2위와 3위여서 1강(强)-1중(中)-1약(弱) 구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제 트럼프를 “누구도 막을 수 없는”(unstoppable) 후보가 됐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은 경선 기간 트럼프의 본선행을 저지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가장 가능성이 있는 방안은 2위인 크루즈가 남은 경선 기간 압승해 트럼프를 꺾는 것이다. 전제는 후보 단일화다. 트럼프에 대항한다는 명분으로 케이식이 크루즈를 전략적으로 지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당의 주류가 비주류의 대표인 크루즈를 화끈하게 밀어줄지는 물음표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보다 가능성 큰 시나리오는 현 3파전 구도가 이어지면서 ‘중재 전당대회’를 열어 후보를 뽑는 방식이다. 경선과정에서 어느 후보도 대의원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지명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당 지도부가 사실상 조정자 역할을 해 대선 후보를 선출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적 장치다. 중재 전당대회는 공화당이 1948년, 민주당이 1952년 각각 마지막으로 개최한 이후 사실상 ‘사장’됐다.

이는 다수결 원칙에 위배되는 데다가 당 주류의 개혁을 요구하는 당심(黨心)을 거스르면서 인위적으로 경선 결과를 뒤집는다는 논란이 불가피하지만, 공화당 주류에서는 이를 실제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만큼 트럼프의 본선행을 어떤 식으로든 저지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 포스트(WP)는 “트럼프가 오하이오에서 패배하면서 한 세대에 한번 나올 ‘이벤트’를 개최할 무대가 마련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칫 당의 내분이 격화되는 것은 물론 대외적으로 ‘비정상적’ 이미지가 강해지면서 대권을 민주당에 고스란히 가져다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내부의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실제로 중재 전당대회를 추진할 것이냐를 놓고 공화당 내부의 논란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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