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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전략 찾는 러·우크라… 젤렌스키 “중립국화·돈바스 타협 의사”

출구전략 찾는 러·우크라… 젤렌스키 “중립국화·돈바스 타협 의사”

이경주 기자
이경주, 이정수 기자
입력 2022-03-28 22:24
업데이트 2022-03-2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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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크림처럼 돈바스서 주민투표
속도전 실패하자 분단 시도 나서
우크라 “가짜 주민투표 효력 없어”

28~30일 터키 5차 정전협상 촉각
양국 포로교환은 협상주제 제외
도발 징후로 인도주의 통로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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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친러 분리주의 반군 정부인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이 러시아군의 지원하에 최근 점령한 트로히즈벤카 마을에서 27일(현지시간) 침략군이 나눠 주는 구호식량을 주민들이 받고 있다. 트로히즈벤카 타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친러 분리주의 반군 정부인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이 러시아군의 지원하에 최근 점령한 트로히즈벤카 마을에서 27일(현지시간) 침략군이 나눠 주는 구호식량을 주민들이 받고 있다. 트로히즈벤카 타스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5주차로 접어들면서 막대한 인적·물적 손실에 양측이 출구전략을 찾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동부 돈바스 지역 처분 및 자국의 중립국화와 관련해 타협할 의사를 밝힌 반면, 러시아는 장악한 동·남부 지역을 기준으로 우크라이나 영토를 분단하는 ‘한반도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전쟁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 독립언론들과 인터뷰를 갖고 “중립국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며 “돈바스 및 크림반도 문제도 평화회담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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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크라이나 중립국화는 제3자가 보장하고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지만 2014년 병합된 크림반도와 러시아가 이번에 장악한 돈바스 지역 등의 영토 문제는 “1인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크게 물러선 것이다. 다만 러시아가 주장하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에 대해서는 “계속 고집하면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이번 인터뷰는 터키에서 열릴 5차 평화협상을 앞두고 진행됐다. 우크라이나 협상팀인 다비드 하라하미야 집권당 대표는 28~30일 대면 협상을, 러시아 협상단의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실 보좌관 및 터키 대통령실은 29~30일을 회담 날짜로 전했다. 협상 주제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협상 과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단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포로 교환은 협상 주제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상호 합의를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 간 담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현재로선 비생산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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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최대 물류거점인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의 벼룩시장에서 한 우크라이나 여성이 방독면을 살펴보고 있다. 오데사 EPA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최대 물류거점인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의 벼룩시장에서 한 우크라이나 여성이 방독면을 살펴보고 있다. 오데사 EPA 연합뉴스
침공 초기 속도전에 실패하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격퇴당하고 있는 러시아는 ‘점령 전략’에서 ‘분단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돈바스 지역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세운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수반 레오니드 파세치니크는 이날 “조만간 러시아 연방 가입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의 지원하에 인근 우크라이나 영토를 추가로 침범한 LPR을 러시아가 과거 크림반도처럼 우크라이나에서 떼어 내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은 “(러시아의 새 전략은) 우크라이나를 한반도처럼 분단시키는 것”이라며 “가짜 주민투표는 무효다. 우크라이나인은 러시아 점령지에서 게릴라전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가 1~2주 안에 키이우와 하르키우에서 군대를 철수해 돈바스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개전 때 선언했던 ‘특수군사작전’이 끝나고 2단계인 ‘돈바스 해방 작전’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전쟁의 최대 격전지인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의 교전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러시아는 이곳을 장악해야 크림반도와 돈바스를 연결해 남동부 지역을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분단시킬 수 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28일 하루 동안 ‘인도주의 통로’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러시아군이 민간인 대피 경로를 따라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양측 합의에 따라 키이우 외곽과 수미·하르키우 등에서는 인도주의 통로가 실제로 운영되기도 했으나 마리우폴에서는 개인 차량을 이용한 피란만 가능했고, 버스를 이용한 대규모 대피는 번번이 실패한 바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서울 이정수 기자
2022-03-2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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