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8·25 합의’ 이행 의지…진정성 확인은 ‘아직’

북한 ‘8·25 합의’ 이행 의지…진정성 확인은 ‘아직’

입력 2015-09-08 11:09
업데이트 2015-09-0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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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성사 여부 끝까지 지켜봐야 할 듯”

남북한이 8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고 다음달 20∼26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기로 합의함에 따라 북한의 ‘8·25 합의’ 이행 의지가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산가족 상봉이 어려워지는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아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는 7일부터 ‘무박 2일’간 진행된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다음달 10일 이전에 갖자고 거듭 주장했지만 북측은 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 준비를 이유로 다음달 20일 이후에 열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물론 다음달 10일 이전에 행사를 갖자는 우리측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여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입장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지난달 전쟁 직전으로 치닫던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을 통해 타결한 ‘8·25 합의’의 첫 단추를 잘 꿰려고 노력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를 썼다.

수가 틀리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던 과거와는 달리 북측 대표단은 지난달 고위 당국자 접촉 때처럼 밤샘 협상에 매달렸다.

남북은 지난달 25일 무박 4일의 마라톤협상을 거쳐 “남과 북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9월 초에 가지기로 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된 공동보도문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번 적십자 실무접촉 타결이 노동당 창건일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또는 핵 실험 같은 도발을 위한 북한의 사전 수순일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산가족 상봉 합의 없이 곧바로 도발 국면으로 진입하게 될 경우에 따른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북한이 의식했다는 것이다.

강승규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이런 이벤트 없이 곧바로 장거리 미사일을 쏠 경우 국제사회의 비난이 북한으로 몰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현재 남북대화 국면의 추동력을 실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기까지 끌고갈 지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상봉 행사 직전에 다른 트집을 잡아 무산시킨 전례가 많은 만큼 북한이 행사 개최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지는 현재로선 속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실무접촉 타결은 단순한 약속일 뿐”이라면서 “실제로 이산가족 상봉이 열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13년 9월 남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자 돌연 예정됐던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일방적으로 연기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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