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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르는 ‘한반도 위기’…대화의 문 열릴까

숨고르는 ‘한반도 위기’…대화의 문 열릴까

입력 2013-04-16 00:00
업데이트 2013-04-1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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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국면 전환 기대…세심한 상황 관리 필요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리던 한반도의 위기지수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나서 미사일 부대에 ‘1호 전투근무태세’와 사격대기 지시까지 하며 군사적 긴장을 바짝 끌어올렸으나 이달 10∼15일께로 예상됐던 무수단 중거리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다.

 키 리졸브 및 독수리 한미합동군사연습과 확장억지를 내세워 B-52 전략폭격기,B-2 스텔스 전폭기를 한반도에 진입시켜 대북압박에 주력했던 한국과 미국도 대화가 필요하다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일시적 위기 진정국면이 조성되면서 한반도에서 대화가 시작되는 국면전환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 한·미의 대화 강조… 국면전환 견인한국과 미국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동북아 순방을 계기로 북한과의 대화 쪽으로 방향을 튼 모양새다.

 케리 장관의 방한에 하루 앞선 이달 11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북측이 제기하는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당국은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고 같은 날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마치고 나서 케리 장관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화하는 것”이라면서 “6자회담을 통해서든 양자회담을 통해서든 실질적인 미래를 위해서 얘기하고 싶다”고 북한과의 적극 대화 의지를 밝혔다.

 특히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를 우려하고 있는 중국을 방문한 케리 장관은 “만약 (북한 핵보유의) 위협이 사라진다면 우리로서도 강화된 방어자세를 그 시점에 갖춰야 할 긴급성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며 MD시스템 축소 가능성이라는 당근까지 제시하며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중국의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중국의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 진전에 전념해왔으며 미국을 포함한 당사국들과 함께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케리 장관의 동북아 순방을 마치고 귀환하면서 기자단에게 “우리는 (북한과) 접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대북특사 파견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낳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케리 장관의 동북아 순방 과정에서 전제조건이 달린 대북대화를 언급했지만 무게는 대화 쪽에 실려있다”며 “한미정상회담을 전후로 미국은 뉴욕채널을 가동하고 중국은 북한에 특사단을 파견하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과 대화가 시작되면 남북대화가 북미대화에 우선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는 했지만,앞으로 개성공단을 매개로 하는 남북대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남북대화가 시작되면 북한이 개성공단을 풀어주는 대신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 北도 미사일 발사 늦추며 정세 ‘관망’개성공단 가동을 잠정중단한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1회 생일을 맞아 미사일 발사 등으로 무력시위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빗나갔다.

 일단 북한이 최근 들어 강경한 행동을 멈춘 채 한미 양쪽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남한 정부의 대화제의를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앞으로 대화가 이루어지는지 마는지 하는 것은 남조선 당국의 태도여하에 달려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북한군 최고사령부도 16일 ‘최고통첩장’에서 국내 일부 보수단체의 반북 퍼포먼스를 비난하면서 “대화와 협상을 원한다면 지금까지 감행한 모든 반공화국 적대행위에 대해 사죄하고 전면중지하겠다는 실천적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 또한 남한의 대화제의를 완전 거부했다기보다는 남쪽의 움직임을 주시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강경한 행보를 이어온 북한으로서도 출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현재 상황을 평가하고 전망하면서 앞으로의 행보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우발적 사건’에 발목 잡힐 수도…세심한 노력 필요 일단 한국과 미국의 대화론과 북한의 관망세로 한반도 위기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위기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북한 금융 제재를 총괄하는 데이비드 코언 미국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도 김정일 일가가 비자금을 어디에 숨겨놨는지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만일 그 비자금을 찾게 되면 김씨 일가가 이 자금을 쓸 수 없도록 조처를 할 생각”이라고 말한 대목이다.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9·19공동성명을 채택했지만 곧 이어진 미국의 BDA 제재와 북한의 반발로 합의가 이행되지 못한 채 2007년 2·13합의가 채택될 때까지 1년반 동안 허송세월을 했다.

 특히 북한이 최근 잇달아 최고 존엄 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이러한 방침에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도 한반도 대화 분위기에 장애를 조성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어렵사리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외교테이블에 북한 문제가 올라갔지만,폭탄테러 때문에 외교현안에서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001년에도 9·11테러로 중동문제에 밀려 북한문제가 뒤로 밀리면서 한반도 상황은 정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따라서 더욱 적극적으로 대화 국면을 만들기 위한 한미 양국 정부의 섬세한 노력과 북한의 호응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온 셈이다.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독수리 연습이 끝나고 내달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이 한반도의 현 상황이 반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대화국면을 만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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