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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존엄 훼손’에 잇단 민감 반응

北, ‘존엄 훼손’에 잇단 민감 반응

입력 2013-04-16 00:00
업데이트 2013-04-1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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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최근 남측의 이른바 반북행위,특히 ‘존엄 모독’을 언급하며 사과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북한은 16일 최고사령부의 ‘최고통첩장’을 통해 국내 일부 보수단체의 반북 퍼포먼스를 비난하면서 “대화와 협상을 원한다면 지금까지 감행한 모든 반공화국 적대행위에 대해 사죄하고 전면중지하겠다는 실천적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가 존엄 모독을 포함한 모든 ‘반북행위’들에 대해 사과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실천적 의지를 보여야만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셈이다.

 특히 통첩장은 15일 열린 보수단체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의 모형에 대한 화형식 등을 거론했다.

 북한이 남쪽의 민간단체 행사에 하루도 채 안 돼 이례적으로 신속히 반응을 보인 것은 이 문제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준다.

 앞서 지난 14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도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한 첫 반응으로 “동족대결 모략책동에 매달려온 자들이 사죄나 책임에 대한 말 한마디 없이 대화를 운운한 것은 철면피한 행위”라며 “앞으로 대화가 이루어지는가 마는가 하는 것은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조평통은 같은날 오전 대변인 담화에서는 남측 언론 등이 김일성 생일 경축 분위기를 모독하고 있다며 “우리의 최고존엄까지 시비중상하는 것은 또 하나의 특대형도발 추태”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개성공단의 잠정중단과 북측 근로자 철수 이유로 내세운 것도 역시 존엄 모독이다.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 담당 비서는 지난 8일 담화를 통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남조선의 대결광신자들은 우리의 존엄을 모독하는 참을 수 없는 악담을 계속 줴치고(떠들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역대적으로 특히 북한 체제와 최고지도자에 대한 비난에 대해서는 예민하고 격렬한 반응을 보이면서 대화 자체를 거부해 왔다.

 남한은 물론 미국,일본 등과 대화를 할 때에도 전제 조건으로 분위기 조성을 위한 사과와 비난 자제를 요구하곤 했다.과거 조지 부시 정부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피그미’라고 표현하는 등의 발언에 민감하게 대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북한의 민감한 반응에도 남한 같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정부 기관도 아닌 민간단체나 개인,언론을 통제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우리 언론의 자율성,다양성,표현의 자유에 의해 벌어지는 현상을 마치 당국이 배후에 있는 것처럼 사죄 운운하는 건 온당치 못하다”고 말했다.

 과거 정부 시절도 북한은 남북대화에서 남쪽 사회단체 등의 반북행위를 문제삼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당시에는 남북한 사회체제의 상이성을 설명하고 북한을 이해시켰지만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현재 남북 간에 모든 접촉 채널이 끊겨 북한에 대한 설득조차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나마 경찰은 지난 13일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대북전단을 살포 움직임을 경기도 김포에서 제지했고,납북자가족모임과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은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계획했던 대북전단 살포를 정부의 요청을 수용해 보류했다.

 이처럼 존엄에 대한 북한의 민감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이 대화보다는 긴장 국면을 이어가기 위한 수단으로 반북행위나 존엄 사과를 들고 나왔다는 지적도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최고지도부에 대한 존엄 모독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사과 요구는 정치적으로 수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제적 문제 제기가 아니고 막연한 정치적 공세라는 점에서 북한이 아직은 대화를 할 준비가 안 돼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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