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이모저모] 더 빨리 가족품 안기도록… 팽목항에 간이 영안실

[세월호 침몰-이모저모] 더 빨리 가족품 안기도록… 팽목항에 간이 영안실

입력 2014-04-23 00:00
업데이트 2014-04-23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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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땐 DNA 결과 전 인계…영안실 대란은 아직 없어

“상조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이렇게 슬픈 적은 없었습니다.”

22일 오전 11시 목포 중앙병원 영안실 주차장. 광주에서 달려와 1시간전부터 기다리고 있는 김모(50)씨 등 2명은 트럭 두 대에 가득 실고 온 관 33개를 어디로 내려야 할지 연락만 기다리고 있었다.

바닷물에 시신이 불은 것 같아 보통관보다 큰 대관을 주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김씨는 “아침 8시쯤 출근하니 바로 목포 병원으로 배달왔는데 오는 내내 희생자들 생각에 눈물만 흘렀다”고 힘 없이 말했다.

목포중앙병원에는 전날 밤 11시부터 새벽까지 13명의 희생자 시신이 도착했지만 9구는 안산, 3구는 인천으로 유족들과 함께 곧바로 이송돼 당초 우려와 달리 영안실은 여유가 있었다. 아직 가족에게 인계되지 않은 40대로 보이는 신원미상의 시신을 보기 위해 해경과 실종자 가족들이 영안실에서 얼굴을 확인하고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전날처럼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없었다. 이날부터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객관적 자료나 가족관계가 확인되면 시신을 곧바로 유가족에게 인계하기로 한 결과다.

당초 수사본부는 시신이 바뀔 것을 우려해 유전자 검사를 거친 뒤 유가족에게 인계토록 했으나 DNA 결과를 기다리려 24시간 동안 텅 빈 장례식장에서 고통스럽게 보내는 유족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이틀 만에 절차를 바꾼 것이다. 사고대책본부는 22일부터는 시신 안치와 신속한 검안·검시, 사망자 이송 편의 등을 위해 아예팽목항에다 간이 영안실을 설치했다. 사망자의 기본적인 신원·상태 확인 등을 신속히 진행하기 위한 조치다.

현장 확인이 어려운 시신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직원 30여명이 진도와 목포에서 시신 검안과 유전자 시료 채취 등을 하고 있다. 목포중앙병원과 기독병원, 세한병원에 이어 한국병원에서도 이날부터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데이터를 취합해 분석하고 정리한 후 유선으로 결과를 통보하고 있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2014-04-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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