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 어선 전복사고 유가족, 날벼락 소식에 ‘망연자실’

추자도 어선 전복사고 유가족, 날벼락 소식에 ‘망연자실’

입력 2015-09-06 14:54
업데이트 2015-09-0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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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은 생사 확인 위해 병원 돌며 “소식 없나요”

“새벽에 해경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원래 돌아오기로 한 해남 남성항으로 갔다가 갈두항, 병원까지 찾아갔는데…. 결국 주검으로 돌아왔어요.”

돌고래호 침몰사고 유가족들이 6일 오후 희생자들의 시신이 운구된 전남 해남군 해남종합병원 장례식장 입구에 모여 오열하고 있다. 제주 추자도 신양항에서 낚시객을 태우고 출항한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는 이날 오전 6시 25분께 추자도 남쪽 무인도 섬생이섬 남쪽 1.1㎞ 해상에서 통신이 두절된 뒤 11시간여만에 뒤집힌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돌고래호 침몰사고 유가족들이 6일 오후 희생자들의 시신이 운구된 전남 해남군 해남종합병원 장례식장 입구에 모여 오열하고 있다.
제주 추자도 신양항에서 낚시객을 태우고 출항한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는 이날 오전 6시 25분께 추자도 남쪽 무인도 섬생이섬 남쪽 1.1㎞ 해상에서 통신이 두절된 뒤 11시간여만에 뒤집힌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6일 제주 추자도 해상에서 전복된 낚시 어선 돌고래호 사망자 8명의 시신이 이송된 해남종합병원 장례식장.

장례식장 현관 의자에서 초조한 모습으로 사망자 신원 확인 결과를 기다리던 가족들에게 해경 관계자가 다가가자 두 시간여간 지속했던 장례식장내 정적이 깨지고 오열이 터져나왔다.

이날 오전 기자와 해남 남성항 부두에서 만났던 한 승선자 가족 A씨는 통곡하는 가족들을 뒤로한 채 조용히 밖으로 나가 담배 한 개피를 입에 물었다.

A씨는 이날 새벽 처남이 돌고래호를 탔다가 실종됐다는 연락을 받고 황급히 차를 몰고 남성항 부두로 향했다.

원래 목적지였으니 무언가 소식이라도 알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항구는 텅 비어 있었다.

굽이진 언덕을 내려가야 도착하는 남성항은 소규모 시골 어항으로, 주로 전복 양식을 위한 작은 어선들과 5∼9t급 낚시 어선들이 오가는 곳이다.

항구 입구에 자리 잡은 완도 해양경비안전서 소속 북평출장소 건물은 불이 모두 꺼져 있었고 근무자도 없었다.

이곳은 해경 해체 이후 올해 초부터 땅끝해양경비안전센터에서 통합 운영하고 있으며, 이후 근무자를 별도로 배치하지 않아 문이 잠긴 날이 대부분이라고 주민들은 전했다.

전복 양식을 하는 어민들은 별도로 입출항 신고를 하지 않고 배를 타고 나가며, 낚시 어선들은 어촌계장 등 민간인에게 자율적으로 신고하고 출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두로 향하는 안쪽 길가에는 전날 낚시 승객들을 태우고 부산과 경기도 등지에서 온 관광버스 두 대가 먼지가 쌓인 채 주차돼 있었다.

부두 안쪽에는 소형 낚시 어선 한 척이 묶여 있었다.

A씨는 갈두항에 현장 지원본부가 차려졌다는 말을 들었다며, 10분도 안 돼 차를 돌려 떠났으나 결국 병원에서 가족의 시신을 마주하게 됐다.

사고 지점인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발견된 8명의 시신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헬기로 전남 해남 공설운동장으로 이송됐다.

시신은 곧장 해남종합병원과 우리병원, 우석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일부 가족은 황급하게 장례식장을 찾아 시신의 신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서울에서 내려온 돌고래호 선장 정모(41)씨의 가족들도 서둘러 해남종합병원으로 왔지만, 이곳에 있는 시신 4구 중 선장의 시신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다시 인근의 다른 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돌고래호는 5일 오후 7시께 제주 추자도 신양항에서 해남 남성항으로 출항했으나 30여분 뒤 연락이 끊겼다.

이어 11시간 후인 6일 오전 6시 25분께 추자도 남쪽 무인도 섬생이섬 남쪽 1.1㎞ 해상에서 뒤집힌 채 발견됐다.

현재까지 3명은 구조됐으나 10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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