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1년만에 실각한 이슬람주의자 무르시

집권 1년만에 실각한 이슬람주의자 무르시

입력 2013-07-04 00:00
업데이트 2013-07-04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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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군부에 3일 전격 축출당한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최대 이슬람 조직 무슬림형제단의 대통령 후보로 나서 이집트의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무슬림형제단이 창당한 자유정의당 대표를 맡고 있다가 대권에 도전한 무르시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인사인 아흐메드 샤피크와 치열한 경쟁 끝에 대권을 차지했다.

2011년 시민혁명 전까지 무슬림형제단 주요 간부로서 왕성한 정치적 활동을 벌인 무르시는 보수 이슬람주의자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르시는 1975년 카이로대 공과대학을 졸업한 공학도 출신으로 198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USC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0년대 중반 사상적으로 무슬림형제단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해 9년 뒤 정식 회원으로 가입했다.

무슬림형제단 정치국 위원으로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다 1995년 처음으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2005년 부정 선거에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한 개혁주의 판사들을 지지한 혐의로 그다음 해 구속돼 7개월간 복역한 전력도 있다.

무슬림형제단을 대표해 민주주의 개혁을 위한 사회 활동에도 참여했으며 2010년에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함께 ‘변화를 위한 국민연대’ 활동을 전개했다.

2011년 1월 시민 혁명이 일어나고 나서 3일 뒤 전국적 규모로 확대된 ‘금요 시위’ 당일 무슬림형제단 간부들과 함께 체포되기도 했다.

그는 혁명 기간 무슬림형제단 간부와 투옥 중에 교도소를 빠져 나왔는데 이집트 법원은 지난달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도움으로 교도소를 벗어났다”고 밝혔다.

이집트 군부는 이때 무르시가 탈옥한 혐의 등을 적용해 출국 금지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르시는 교도소에서 나온 뒤 무슬림형제단 대변인을 거쳐 2011년 4월 이 조직이 창당한 자유정의당 대표를 맡았다.

무슬림형제단은 애초 카이라트 알 샤테르 부대표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웠으나 테러 지원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이유로 후보 자격이 박탈되자 무르시를 대체 후보로 서둘러 내보냈다.

무르시는 비록 뒤늦게 대권 도전에 나섰지만, 이집트 최대 조직의 후원 아래 서민층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했다.

유세 과정에서 ‘이슬람이 해결책(Islam is the Solution)’을 선거 구호로 채택해 이슬람주의자 이미지를 굳혔다.

이러한 보수적 종교 이미지로 ‘종교·여성 차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됐다.

그는 취임 당시 “대통령에 당선되면 기독교인과 여성들에게 기본권을 보장해주겠다”고 말했지만 자유·세속주의 세력으로부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무슬림형제단이 이집트 과도 정부를 이끄는 군부와 갈등을 겪은 데 이어 사법부와도 권력 암투를 벌이면서 무르시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기도 했다.

외교정책과 관련해 무르시는 이스라엘과 1979년에 맺은 평화협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슬람 국가들과 협력 기반을 확대하고 아랍권에서 이집트의 위상을 회복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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