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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탄전은 옛말 이젠 살상도 빈번…꽃게철 서해는 전쟁터

육탄전은 옛말 이젠 살상도 빈번…꽃게철 서해는 전쟁터

입력 2016-10-10 09:33
업데이트 2016-10-1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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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도끼·부엌칼 닥치는 대로 휘둘러, 해경 9년간 75명 사상

서해에서 불법 중국어선과 해양경찰 간 충돌 수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선원들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저항하면 해경이 진압봉으로 방어하는 육탄전은 이제 옛이야기가 됐다.

‘단속 경찰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식의 중국 측 막무가내식 폭력, 이에 대응하기 위해 때로는 조준사격도 불사하는 해경의 적극 대응이 정면으로 충돌하며 인명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급기야 7일 인천 소청도 해역에서는 중국어선이 단속 중인 해경 고속단정을 일부러 들이받아 침몰시키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단정에 타고 있던 해경 대원은 다른 해경 고속단정에 구조돼 큰 부상을 당하진 않았지만 살인미수나 다름없는 의도적인 공격이었다.

중국 선원들은 한국 해경에 나포되면 최악의 경우 어선을 몰수당하고 담보금도 2억원까지 내야 하는 처벌 규정 때문에 격렬하게 저항한다.

해경이 배에 쉽게 올라타지 못하도록 어선 양옆에 쇠창살과 철망을 ‘철옹성’처럼 구축한 것은 기본이고, 쇠파이프·해머·손도끼·부엌칼 등 각종 흉기를 닥치는 대로 던지며 해경의 접근을 저지한다.

2008년 9월 목포해경 박경조 경위는 중국 선원이 휘두른 삽에 머리를 맞아 바다에 추락한 후 숨지고, 2011년 12월 인천해경 이청호 경사는 중국 선원의 흉기에 찔려 숨지기도 했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중국어선 선원의 폭력저항에 숨진 해경은 2명, 부상자는 73명이나 된다.

적법한 절차에 기반한 경찰의 단속을 폭력으로 모면하려는 시도에 해경이 대응 수위를 높인 것은 5년 전부터다.

해경은 2011년 3월 중국 선원을 향해 처음으로 조준사격을 가하며 대응 수위를 높였다.

해경은 충남 태안 해역에서 중국 선원이 휘두른 해머에 대원 1명이 중상을 입자 선원을 향해 발포, 다리에 관통상을 입히고 검거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특수기동대원 전원에게 K-5 총기를 지급했다.

이전에는 고무탄 발사기, 전자충격 총 등 비살상 무기를 주로 사용했지만 총기도 적극적으로 사용해 중국 선원의 저항 의지를 무력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2012년 10월에는 전남 신안 해역에서 중국 선원 장모(44)씨가 해경이 쏜 고무탄에 맞아 숨졌다. 해경 단속 과정에서 해경 진압 장비에 숨진 최초의 사례다.

지난 5월 인천 해역에서도 중국 선원이 쇠창살을 들고 격렬하게 저항하다가 해경이 쏜 실탄을 맞고 검거됐다.

서해 중국어선 불법조업 단속 현장은 흔히 ‘총성 없는 전쟁터’로 비유됐지만 이젠 말 그대로 전쟁터나 다름없는 곳이 돼 버렸다.

특히 꽃게가 많이 잡히는 철에는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이 더욱 몰려들어 단속 해경과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인다.

지난달 29일 신안해역에서는 해경 단속 과정 중 중국어선에서 불이 나 중국 선원 3명이 숨지기도 했다.

화재는 해경이 조타실 유리창을 깨고 섬광폭음탄 3발을 안으로 집어넣은 뒤 발생했다. 화재 원인이 섬광탄 때문인지, 배 안에 있던 다른 화기 때문인지는 현재 조사 중이다.

중국 선원의 폭력저항과 한국 해경의 엄정 대응이 물고 물리며 사태가 악화하고 있지만 양국 정부의 외교적 해법은 문제 해결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중국 외교·수산 당국은 7월 광주에서 열린 제9차 한중 어업문제 협력회의에서 “불법조업 단속에 대한 결심이 확고하다”면서도 “어민·어선 수가 매우 많아 이를 관리하는 측면에서 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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