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년 연속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대량실업 위기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인해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결국 11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이 결정됐다.
정부는 구조조정을 신속히 지원하고 ‘고용 한파’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으로 국회에서 추경안을 통과시켜 집행 일정을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 편성으로 경제성장률이 내년까지 최대 0.2%포인트 상승하고, 일자리 6만8천개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 ‘추경론’에 고개 젓던 정부…구조조정 여파·고용 악화에 입장 선회
정부는 올해 초에는 추경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월 “추경은 불가피한 상황일 때 하는 것이며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지금은 추경이 불가피한 단계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 바 있다.
수출과 투자 부진이 지속되면서 올 1분기의 전기대비 성장률이 0.5%대에 그치고, 청년층을 중심으로 고용사정이 급속히 악화하자 지난 4월에 유 부총리는 “대규모 실직 사태가 추경 편성의 요인이 된다면 생각해보겠다”고 했지만 “현재는 추경이 필요하다고 속단할 수 없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
정부도 재정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경기 상황이 추경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데다 재정 여력이 한정돼있다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조선업 등 구조조정의 여파가 가시화하면서 지난달 조선업 밀집지역인 경남(1.0%p)과 전남(0.6%p), 울산(0.4%p) 등지의 실업률이 큰 폭으로 오르자 정부의 상황인식은 조금씩 달라졌다.
올 3월까지 23개월 연속 10만명 이상씩 늘며 호조를 이어온 제조업 취업자는 6월 들어 전년동월대비 1만5천명 수준으로 급감하며 2013년 8월(5천명) 이후 34개월 만에 최소치를 보였다.
하반기 들어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내년까지 조선업 부문에서 5만6천명∼6만3천명의 감축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서 나오는 등 고용시장에 본격적인 한파가 몰아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런 와중에 브렉시트까지 불거지며 대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자 결국 정부는 다시 추경 카드를 뽑아들었다.
유 부총리는 지난달 28일 “추경 편성 등 가용한 정책수단을 적극 동원해 단기 여건 악화에 신속히 대응하면서 브렉시트 등 중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수 있는 흐름에 한발 앞서 대비해 나가겠다”며 추경 편성을 공식 선언했다.
◇ 세수 여유분으로 국채 상환도…‘재정건전성’까지 고려한 추경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총 11조원 규모인 이번 추경은 구조조정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편성되는 만큼 상당 부분이 관련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입된다.
먼저 구조조정 지원에만 1조9천원이 들어간다.
구조조정 자본확충과 기업투자 촉진 등을 위해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에 각각 1조원, 4천억원을 출자한다.
조선업 지원을 위해 1천억원을 들여 관공선·해경 함정·군함 등 61척을 신규 발주하고, 중소기업 신용보강을 위해 보증·보험을 4천억원 확대한다.
조선업 종사자를 중심으로 고용안정망을 확충하는 등 민생안정 강화 방안에도 1조9천억원이 배정됐다.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2조3천억원이 투입되고,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3조7천억원을 투입돼 지방재정 보강이 이뤄진다.
사실 이번 추경 편성은 올 상반기에 예상보다 더 걷힌 초과세수가 9조원에 달한 덕에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도 추경 편성이 가능해져 재정건전성 측면의 부담이 덜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추경 중 일부인 1조2천억원을 국가채무 상환에 쓸 예정이며, 이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당초 40.1%에서 39.3%로 0.8%포인트 내려갈 전망이다.
정부는 추경을 포함해 총 ‘28조원+α’ 규모의 재정보강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기금 여유자금 등을 활용한 자체변경이 약 3조3천억원 규모로 계획됐다.
공기업 투자여력과 원가절감 등 자구노력을 활용한 투자 확대도 1조3천억원 상당 이뤄진다.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는 에너지신산업 등에 1조원 이상 투자를 늘리고, 수자원공사·도로공사·가스공사는 시설보수 등 안전 부문에 자금을 투입한다.
또 브렉시트 등 대외리스크 및 중소기업 자금지원을 위해 무역보험 7조3천억원을 포함, 보증·보험과 같은 정책금융을 12조4천억원 확대한다.
여기에 중앙·지방정부의 집행률을 2조7천억원 가량 높이고, 지자체 추경도 적극 독려해 이번 추경의 효과를 최대한도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 경제성장률 최대 0.2%p↑…조선업 밀집지역 등 일자리 6만8천개 창출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청년 맞춤형 일자리를 포함해 총 6만8천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는 고용보험기금 운용계획 3천억원 확대에 따른 일자리 1만3천개 증가 효과가 포함됐다.
먼저 조선업 밀집지역 등을 중심으로 직접일자리가 약 4만2천개 생겨난다.
기타 직업훈련과 창업 등을 통한 간접일자리도 2만6천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추경 효과로 GDP 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0.1∼0.2%포인트씩 상승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이번 추경 효과를 포함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제시했다.
이번 추경으로 정부의 올해 총수입은 당초 본예산 대비 9조8천억원 늘어난 401조원이 됐다. 총지출은 8조9천억원 증가한 395조3천억원이다.
국세수입 증가로 재정수지는 GDP 대비 0.1%포인트 개선된 -2.2%로 집계됐다.
그러나 추경 집행 시점이 조금이라도 뒤로 늦춰지면 내년도 본예산과 집행 시기에 별다른 차이가 없어져 추경 효과가 떨어지고 만다.
정부는 애써 긴급히 편성한 이번 추경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오는 26일까지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하고, 7월 말 시정연설과 8월 초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상임위와 예결위에서 신속하게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더욱이 최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인해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결국 11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이 결정됐다.
정부는 구조조정을 신속히 지원하고 ‘고용 한파’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으로 국회에서 추경안을 통과시켜 집행 일정을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 편성으로 경제성장률이 내년까지 최대 0.2%포인트 상승하고, 일자리 6만8천개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 ‘추경론’에 고개 젓던 정부…구조조정 여파·고용 악화에 입장 선회
정부는 올해 초에는 추경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월 “추경은 불가피한 상황일 때 하는 것이며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지금은 추경이 불가피한 단계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 바 있다.
수출과 투자 부진이 지속되면서 올 1분기의 전기대비 성장률이 0.5%대에 그치고, 청년층을 중심으로 고용사정이 급속히 악화하자 지난 4월에 유 부총리는 “대규모 실직 사태가 추경 편성의 요인이 된다면 생각해보겠다”고 했지만 “현재는 추경이 필요하다고 속단할 수 없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
정부도 재정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경기 상황이 추경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데다 재정 여력이 한정돼있다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조선업 등 구조조정의 여파가 가시화하면서 지난달 조선업 밀집지역인 경남(1.0%p)과 전남(0.6%p), 울산(0.4%p) 등지의 실업률이 큰 폭으로 오르자 정부의 상황인식은 조금씩 달라졌다.
올 3월까지 23개월 연속 10만명 이상씩 늘며 호조를 이어온 제조업 취업자는 6월 들어 전년동월대비 1만5천명 수준으로 급감하며 2013년 8월(5천명) 이후 34개월 만에 최소치를 보였다.
하반기 들어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내년까지 조선업 부문에서 5만6천명∼6만3천명의 감축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서 나오는 등 고용시장에 본격적인 한파가 몰아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런 와중에 브렉시트까지 불거지며 대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자 결국 정부는 다시 추경 카드를 뽑아들었다.
유 부총리는 지난달 28일 “추경 편성 등 가용한 정책수단을 적극 동원해 단기 여건 악화에 신속히 대응하면서 브렉시트 등 중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수 있는 흐름에 한발 앞서 대비해 나가겠다”며 추경 편성을 공식 선언했다.
◇ 세수 여유분으로 국채 상환도…‘재정건전성’까지 고려한 추경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총 11조원 규모인 이번 추경은 구조조정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편성되는 만큼 상당 부분이 관련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입된다.
먼저 구조조정 지원에만 1조9천원이 들어간다.
구조조정 자본확충과 기업투자 촉진 등을 위해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에 각각 1조원, 4천억원을 출자한다.
조선업 지원을 위해 1천억원을 들여 관공선·해경 함정·군함 등 61척을 신규 발주하고, 중소기업 신용보강을 위해 보증·보험을 4천억원 확대한다.
조선업 종사자를 중심으로 고용안정망을 확충하는 등 민생안정 강화 방안에도 1조9천억원이 배정됐다.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2조3천억원이 투입되고,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3조7천억원을 투입돼 지방재정 보강이 이뤄진다.
사실 이번 추경 편성은 올 상반기에 예상보다 더 걷힌 초과세수가 9조원에 달한 덕에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도 추경 편성이 가능해져 재정건전성 측면의 부담이 덜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추경 중 일부인 1조2천억원을 국가채무 상환에 쓸 예정이며, 이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당초 40.1%에서 39.3%로 0.8%포인트 내려갈 전망이다.
정부는 추경을 포함해 총 ‘28조원+α’ 규모의 재정보강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기금 여유자금 등을 활용한 자체변경이 약 3조3천억원 규모로 계획됐다.
공기업 투자여력과 원가절감 등 자구노력을 활용한 투자 확대도 1조3천억원 상당 이뤄진다.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는 에너지신산업 등에 1조원 이상 투자를 늘리고, 수자원공사·도로공사·가스공사는 시설보수 등 안전 부문에 자금을 투입한다.
또 브렉시트 등 대외리스크 및 중소기업 자금지원을 위해 무역보험 7조3천억원을 포함, 보증·보험과 같은 정책금융을 12조4천억원 확대한다.
여기에 중앙·지방정부의 집행률을 2조7천억원 가량 높이고, 지자체 추경도 적극 독려해 이번 추경의 효과를 최대한도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 경제성장률 최대 0.2%p↑…조선업 밀집지역 등 일자리 6만8천개 창출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청년 맞춤형 일자리를 포함해 총 6만8천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는 고용보험기금 운용계획 3천억원 확대에 따른 일자리 1만3천개 증가 효과가 포함됐다.
먼저 조선업 밀집지역 등을 중심으로 직접일자리가 약 4만2천개 생겨난다.
기타 직업훈련과 창업 등을 통한 간접일자리도 2만6천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추경 효과로 GDP 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0.1∼0.2%포인트씩 상승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이번 추경 효과를 포함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제시했다.
이번 추경으로 정부의 올해 총수입은 당초 본예산 대비 9조8천억원 늘어난 401조원이 됐다. 총지출은 8조9천억원 증가한 395조3천억원이다.
국세수입 증가로 재정수지는 GDP 대비 0.1%포인트 개선된 -2.2%로 집계됐다.
그러나 추경 집행 시점이 조금이라도 뒤로 늦춰지면 내년도 본예산과 집행 시기에 별다른 차이가 없어져 추경 효과가 떨어지고 만다.
정부는 애써 긴급히 편성한 이번 추경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오는 26일까지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하고, 7월 말 시정연설과 8월 초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상임위와 예결위에서 신속하게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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